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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은 박홍규 선생
  • 이정우 기자
  • 등록 2026-06-07 05:55:08
  • 플라톤에서 베르그송까지, 변하면서도 자신을 잃지 않는 ‘생명’

https://n.news.naver.com/article/028/0002808391

플라톤에서 베르그송까지, 변하면서도 자신을 잃지 않는 ‘생명’ [.txt]


한국 철학의 한 세기 l 소은 박홍규의 생명철학소은 박홍규는 서구 존재론사를 서구 자체 내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의 깊이와 독창성을 갖추고서 해명했다. 도서출판 길 제공

소은 박홍규는 서구 존재론사를 서구 자체 내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의 깊이와 독창성을 갖추고서 해명했다. 도서출판 길 제공
지난 한 세기에 걸쳐 한국에서는 어떤 철학적 사상들이 펼쳐졌을까. 현대 한국 철학의 100년을 찬찬히 음미해보고자 한다. 이런 음미를 통해 우리는 우리의 철학적 정체성이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남겨진 철학적 자산이 어떤 것인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플라톤과 베르그송을 가로지르며 ‘생명’을 탐구
‘자기운동자’ ‘자기차생자’ 개념으로 풀어내
환경·시간과 맞서며 자신을 지키려는 존재
‘생명의 심장부엔 시간이 깃들어 있다’고 강조

현대 한국 철학은 서구 철학의 거대한 흐름에 마주쳐 그것과 대결하면서 자신의 형태를 만들어 왔다. 서구 철학의 척추를 이루는 것은 바로 형이상학의 역사이며, 다시 그 고갱이를 이루는 것은 존재론의 역사이다. 결국 서구 철학사를 이해하려는 노력의 핵심에는 ‘서구 존재론사’와의 지적 대결이 가로놓여 있다. 멀리로는 자연철학자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가까이로는 하이데거, 들뢰즈, 가능세계론 등에 이르기까지 서구 존재론사의 굵직한 흐름을 소화해 내는 것은 인류 지성사의 중핵을 파악하려는 것이니만큼 참으로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다. 그러나 이런 과정 없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현대 한국 철학을 전개하는 것은 큰 의미를 가질 수 없었다. 20세기의 선철들은 이런 험난하고 외로운 길을 걸어간 인물들이었다. 그중에서도 서구 존재론사를 서구 자체 내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의 깊이와 독창성을 갖추고서 해명해 나간 대표적인 인물이 곧 소은 박홍규(1919~1994)이다. 소은은 서구 존재론사의 특정 대목을 떼어내어 연구한 다른 학자들과는 달리 ‘서구 존재론사’라는 거대한 흐름 전체를 고유의 시선과 언어로 요리할 수 있었던 철학자이다.

소은의 서구 존재론사는 플라톤에서 베르그송으로 가로지르는 선상에서 전개되며, 그 과정에서 특히 생명 개념을 새롭게 해명한 점이 두드러진다. 소은 사유의 이런 성격과 의의를 잘 드러내 주는 글로, ‘전집’ 2권에 수록되어 있는 ‘자기운동’을 들 수 있다. 이 글은 소은 사유에 입문하기에 최적의 글로서, 그의 생명철학과 직결되는 논의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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