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제 관계 전문가라는 자들은 세상을 볼 줄 모른다. 고작 아는게 미국 아니면 중국이다. 특히 K-MAGA들은 조선 시대 노론 양반들이 공화정이라는 형식으로 재창조 된 것 집단이나 다름없다. 러시아가 중공의 속국이 되고 있다는 황당한 얘기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부터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그 얘기는 소련이 붕괴되고 나서부터 나왔다. 그 때 러시아 연방이 종이호랑이가 되면서 바닥을 기고 있을 때, 전 세계가 주목한 나라가 중공이었다. 당시 중공도 개도국의 이미지에 불과했지만 소련보다 10년 일찍 자본주의를 개방했고, 소련이 붕괴되던 1990년대는 소련의 경제력를 중공이 추월해버렸다. 중공이 수직 상승하고 그 가치를 드높이고 있을 때, 소련에서 막 벗어난 러시아 연방은 추락을 거듭해 1990년대 후반에는 그저 나라 이름만 유지한, 아프리카 후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초라한 국가로 전락하고 있었다.

러시아와 주변 지역의 석유 및 가스 매장지(유전·가스전) 분포와 지질학적 분지 구조, 출처 : Алексей Зён의 페이스북
남들은 "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간다" 하지만 이 속담이 적용되지 않은 유일한 나라가 러시아였을 정도로, 러시아는 과도기와 공백기도 없이 수직으로 추락한 때였다. 푸틴이 대통령이 됐을 때, 같은 러시아인들은 옐친에서 푸틴으로 이름만 바꼈을 뿐, 부패 구도도 그대로고, 올리가르히들의 챙겨먹기도 그대로, 집단 서방의 기업들이 러시아의 원자재를 독식하는 행태로 그대로인데 그가 집권한다고 뭐가 바뀌겠어? 라는 회의론이 득세했다. 이는 필자가 처음으로 러시아를 방문했던 2004년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러시아는 믿을 수 없을 정도 갑자기 수직 상승하기 시작했다. 고유가 시대였던 행운까지도 따랐고, 푸틴 대통령의 파격적인 정책들은 잇달아 성공을 거두어 연 4%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소련의 영광을 급속도로 찾아 나갔다. 그리고 러시아를 두고두고 괴롭혔던 체첸 반군들을 완전히 소멸시키는데 성공했고, 2008년 남오세티아 전쟁에서 그루지야(현 조지아) 군을 궤멸시키고, 남오세티아 공화국과 압하지야 공화국의 자치를 확보했다.
이어 2015년에는 크림반도를 병합하고, 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돈바스를 거의 90% 장악하고 헤르손과 자포리제, 드네프르 주, 하리코프 주의 20%를 장악하여 주도하고 있다. 사실 러시아는 역대 역사에서 보면 단기전보다 장기전으로 끌고 가는 경우가 많았다. 사실 러시아가 단기전으로 끝낸 전쟁 몇 되지 않는다. 체첸 전쟁만해도 이들이 완전히 정리되기까지 무려 12년을 끌었다. 따라서 러시아는 장기전에 특화된 국가라는 것이다. 넓은 국토와 혹독한 기후, 자연 환경 등을 극단적으로 활용했고, 초반에 러시아를 이기는 것 같았던 국가들은 거의 3년을 주기로 그 상승세가 꺾이며 6~7년차로 넘어갔을 때 급속도로 붕괴되는 양상을 보여왔다. 즉, 러시아는 오래 끌면 끌수록 강해지는 국가라는 것이다. 한국인들은 그런 러시아의 역사와 민족적 저력을 제대로 잘 모르고 러시아를 비웃고 조롱했었다. 그러면서 중공의 속국이 되고 있다며 조소하기까지 한다. 특히 전쟁의 장기화와 에너지 동맹의 영구적 파열로 인해 러시아가 붕괴 직전이라 한다. 앞서 러시아는 장기전에 특화된 나라다.
그리고 우크라이나만 싸워야 할 적이 아니다. EU와 나토, 미국도 싸워야 할 거대한 적이고, 이들의 움직임까지 살피면서 싸워야 한다. 이들은 우크라이나에 많은 지원을 했다. 우크라이나를 대리전 상대로 선택하면서 직접적인 충돌을 피했다. 이같은 사례는 러시아 제국 때부터 있었던 일이다. 서양 열강들은 러시아와 단독으로 직접적인 충돌을 피해왔다. 이는 나폴레옹의 교훈이 있었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전쟁 영웅 나폴레옹은 러시아 제국을 단독으로 공격하며 모스크바까지 갔다가 결국 패배했다. 이를 지켜본 서구 열강은 그 이후로 아무도 러시아와 1:1로 붙으려 하지 않았다. 러시아와 싸우려면 대리전을 치르거나, 누군가 동맹국이 2~3개는 존재해야 했다. 특히 1853부터 약 3년 간 치뤄진 크림전쟁 또한 영국-프랑스-오스만 제국의 3국이 동맹을 맺어 러시아와 싸워 겨우 승리를 쟁취했다. 중앙아시아에서 벌어진 그레이트 게임도 마찬가지다. 영국은 러시아와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고 주변국들을 대리전으로 이용했다. 특히 아제르바이잔 일대는 이란을 대리전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중국을 갈라먹을 때는 청나라를 이용하기보다 영국-프랑스-독일-미국이 합쳐 러시아의 남하를 저지했다. 러일전쟁도 마찬가지다. 영국과 미국의 지원이 없었으면 일본은 러시아가 끌고 가는 장기전의 마수에 걸려들어 처참한 패배를 당할 뻔 했다. 그리고 2차 세계대전도 마찬가지였다. 나치 독일이 나폴레옹의 교훈을 깨닫지 못하고 단독으로 침공하다가 나라까지 잃었다. 이런 교훈들을 잘 아는 국가들은 서로 연합해서 러시아 및 소련과 대적하던가, 아니면 주변의 대리전 상대들을 이용했다. 이는 6.25 때도 마찬가지였고, 베트남 전쟁 때도 마찬가지였다. 소련은 북베트남을 대리전의 상대로 이용해 미국과 싸웠고,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 때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지원하며 대리전의 상대로 이용했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를 대리전의 상대로 집단서방이 모두 연합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했다. 러시아의 표트르 대제가 개혁한 이래로 러시아와 남의 지원 없이 순수하게 1:1로 싸워 이긴 국가는 아무도 없다.
그런 상황에서 러시아에 대고 중공의 속국이 되어가고 있다고 하면서 흥분하는 민족은 한국인 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러시아가 붕괴 직전이라 한다. 러시아가 붕괴 직전이라는 요인이 고작 "정유 및 정제 시설을 정밀 타격하여 서시베리아, 볼가·우랄 등 유럽 수출을 담당하던 러시아의 3대 유전 기지와 연계된 정제 능력이 초토화됐다"고 한다. 물론 이 얘기는 당연히 말도 안 되는 얘기다. 러시아의 3대 유전 기지와 연계된 정제 능력은 여전히 건재하다. 그 지역의 유전들을 가보고 나서 초토화라는 말을 언급하는지 의문이다. 그 지역들은 고작 드론 몇 개가 떨어져 초토화 될 그런 지역들이 아니다. 그 드론에 핵을 탑재해서 때린다면 그때서야 초토화 됐다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국제관계 평론가들이 언급한 서시베리아, 볼가·우랄 등 유럽 수출을 담당하던 러시아의 3대 유전 기지들은 대한민국 영토의 30배가 넘는 지역에 꽤 넓게 스트레치 되어 분포되어 있다. 그리고 전체 러시아의 유전 지대를 종합하여 볼 때 그 지역들은 러시아 유전 지대의 약 6분 1 정도다.
이걸 초토화 시켰다고 주장하는 자들은 국제관 뿐만 아니라 매우 비상식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그냥 러시아에 대해 잘 모르면 조용히 있는 것이 제대로 된 전문가라 할 수 있다. 국제관계 전문가들이 무엇을 안다고 중공의 속국이니, 유전 지대 초토화니 그런 소리를 하고 있는지 어이가 없을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