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학생들을 보면 매우 열정적으로 진취적이다. 열심히 공부해서 성공하고 싶어하고 배우는 것을 아껴하지 않는다. 그리고 끊임없이 배움의 길을 찾아 나선다. 베트남의 10~20대들은 열심히 공부해서 그런지 사고가 진취적이고 생각 자체가 다르다. 이들에게서 공부는 성공으로 가기 위한 단계라고 생각한다. 베트남의 청년들은 돈 많이 벌어 부자가 되고 싶고, 사회적인 명예까지 함께 거머쥐는 것을 성공이라 여긴다. 한국에서 생각하는 성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자전거 타고 통학하는 베트남 중고등학생들, 출처 : 필자의 직접 촬영
이 젊은이들은 큰 야망보다 매우 소박한 꿈을 꾼다. 좋은 직장에 취직해 안정된 돈벌이를 하는 것이 인생의 목적이다. 한국처럼 판, 검사, 변호사, 의사, 대학교수 등은 이들의 목적이 아니다. 판, 검사, 변호사, 의사, 대학교수 등은 그 과에 지원한 사람만이 가지는 목적이다. 정치가나 사업가 또한 이들의 목적이 아니다. 그저 월급 따박따박 받고 짤리지 않는 안정된 직장을 바란다. 어쩌고 보면 이것이 한국 서민들의 소망과도 같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베트남 젊은이들의 진취성은 안정된 직장을 얻을 때까지 발휘된다.
그러나 베트남의 MZ 세대들은 쓸데 없는 자존심이 쎄다. 간혹 이 젊은이들이 나보고 무엇을 연구하는지 물어보면 대답을 해줘야 한다. 대답을 안 해주면 자신들을 무시한다 생각해 굉장히 언짢아 하기 때문이다. 논고는 , 칼럼은 <미국과 중국, 지정학적 경계 인도네시아>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 하니까 고개를 끄덕이며 자기들한테는 매우 어려운 주제로 잘 모르는 분야다 하면 여기에 대꾸하지 말아야 한다. 설사, "당연하지. 너가 전공한 분야가 아니니까 그럴 수 있다." 이렇게 내뱉으면 실례가 된다.
왜냐면, 너만 알고 자기는 모르는 문제에 대해서의 언급은 자신이 모른다고 무시한다 여기기 때문이다. 이거는 우리 한국인으로써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베트남인들에게는 매우 기분이 나쁠 수 있는 언사다. 즉, 자신이 모르는 것은 본인이 더 잘 알고 있지만 남이 그걸 들춰내면 본인이 제대로 못 배웠다는 컴플렉스가 부각된다 여기게 되니까 더 안 좋아한다. 그러나 우리 한국인 입장에서 본다면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나 베트남 문화, 베트남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이해하려면 이 부분을 확실히 알고 넘어가야 한다.
베트남인들은 곧 죽어도 자존심 만큼은 바꿀 수 없을 정도로 자존심에 대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내가 모르고 있는 지식은 남이 잘 알고 있으면 쉽게 질투하고,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남도 같이 알면 서로 마음을 열고 공유하는 습성이 있다. 더불어 성적이 부진하면 절대 인정하지 않고 자신이 그만큼 노력했는데 왜 안 됐지 하는 원망의 마음을 쏟아낸다. 그러면서 자기보다 잘한 상대를 또 인정하고 다음에는 반드시 이길 것을 다짐하며 그 상대를 목표로 정하고 정진한다. 그리고 학창시절이 지나고 취직하는 등 목적을 달성하면 누군가를 딱히 이겨야 한다는 경쟁심은 줄어들지만 기저에 학창시절 때 가졌던 자존심만 남는다.
베트남의 MZ 세대들의 쓸데 없이 쎈 자존심의 근원은 대다수가 베트남의 5대 도시 (호치민, 하노이, 하이퐁, 껀터, 다낭) 출신이 아닌 시골 출신인데다가 그 집안의 경제가 가난하고 사촌에 팔촌에 이르기까지 가족 및 친척이 시골의 한 동네에 모여 산다는 것에 있다. 대체로 고향집이 가난하기 때문에 안정된 수입이 보장되는 직장은 필수요소다. 게다가 자신들이 나이 든 부모와 형제들을 부양해야 한다는 책임이 있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해서 안정된 수입이 보장된 직장으로의 취직은 성공의 척도라 여긴다. 따라서 집안은 열심히 공부하는 MZ 세대들에게 자신들이 가난을 탈출할 수 있는 기회로 여기기에 큰 기대를 걸고 있고, 이들 세대들은 그 기대에 부응해야만 한다.
집안의 모든 식구들과 친척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으니 열심히 공부한 것이 무위가 되지 않으려면 모르는 것도 아는 척 해야 하고, 남이 나보다 더 잘 알면 질투하고, 그것을 드러내면 자신을 무시하는 줄 알고 발끈한다. 그렇기에 그것을 드러내는 사람에게는 겸손이 부족하다 책망하고, 드러내지 않고 알고 있는 것도 모르는 척, 상대가 알고 있다면 다행이라 여기며 기꺼이 소통하려 하면 겸손하다고 칭찬받는다. 즉, 이들 세대들은 자존심과 객기로 살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베트남 현지인과 부딪칠 일이 많은 나는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 된다. 말로는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며 배운다 하지만 이 미세한 차이 때문에 공부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문화적 이해가 쉬운 것이 아니라 매우 어렵다. 최근에 계속 부딪치면서 나 또한 쉽지 않음을 경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