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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과의 텅스텐 확보 경쟁에서 완패, 원자재 확보 실패는 전쟁 수행에 있어 치명적
  • 알렉세이정 칼럼리스트
  • 등록 2026-06-12 00:28:42

중국이 미국을 자원 경쟁에서 희토류 다음으로 앞서 있는 광물이 있다. 그것이 오늘 얘기할 텅스텐이다. 텡스텐은 산업, 군사 활용도가 아주 높아 손꼽히는 전략 광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유럽 내 주요 텅스텐의 산지였던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연합국과 추축국 양쪽에 텅스텐을 모두 공급하면서 상당한 이득을 취했다. 특히 영국에는 포르투갈산 텅스텐을 먼저 선점했고 이 텅스텐들을 모두 수입하여 나치 독일이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이 없도록 만들었다. 텅스텐이 현재도 중요한 전략 물자인 것은 여전하다. 이에 다수의 국가들이 전략 예비 물자로 적어도 60일에서 180일분의 국내 소비량을 확보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텅스텐 합금강의 경우, 초경합금으로 공구강 등 산업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그러나 하도 많이 사용되다고 점차 채굴이 급감하는 추세라 현대에 들어서는 순수 텅스텐보다는 탄화 텅스텐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과열되는 경우가 많은 금속 절삭용 날에 특히 많이 쓰이고, 굴착기의 커터 헤드 또는 암반 드릴의 팁에도 사용된다. 더불어 철 제품을 양산하는 금형을 보강하는 데에 쓰이고 있다. 

2024년부터 2026년까지 텅스텐(Tungsten) 가격이 급등한 추세를 보여주는 파이낸셜 타임스(Financial Times)의 자료, 출처 : Financial Times


내마모성만 놓고 보면 바나듐(Vanadium)이 가성비가 좀 더 좋지만, 텅스텐은 거기에 내열성도 높기 때문에 특히 고온에서도 물성을 최대한 잃지 않아야 하는 강재에 많이 쓰인다. 이를 고속도강(High Speed Steel)이라 한다. 바나듐은 철과 각종 합금의 첨가물로 많이 쓰이며 바나듐 생산량의 50%는 중국에서 생산된다. 이 생산량은 약 950만 톤에 달하며 러시아는 25%, 남아공에서는 17%를 생산하여 뒤를 잇고 있다. 텅스텐의 경우, 원자력발전소 등지에서 방사선, 특히 감마선과 중성자를 잘 차단하는 금속으로 방사선 차폐재로 쓰이고 있다. 물론 납도 우수한 차폐재 지만 전기적으로 중성인 중성자에 대해서는 그리 효율적인 금속은 아니다. 그래서 더 비중이 높은 텅스텐이 효과적이다. 엄청난 고에너지인 감마선의 경우에도 텅스텐은 매우 효과적인데 코발트 60에서 나오는 강력한 고에너지 감마선도 7.9mm 두께당 절반으로 감소시킨다. 이는 납의 12mm 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게다가 중성자 반사재로도 매우 우수해 중성자 피폭으로부터 보호하거나 중성자 탈출을 막아 핵분열의 실효 임계 질량을 줄여줄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금속이다. 상당수의 핵 발전소가 몰려 있는 미국의 경우, 어떻게든 텅스텐을 확보해야 하는 이유다.


그 뿐만이 아니다. 텅스텐은 현대 무기로 매우 가치가 높은 금속이다. 특히 탄약의 재료로 많아 쓰이는데 텅스텐의 약 90% 이상이 니켈과 철이 포함된 텅스텐 중합금이다. 텅스텐 중합금의 경우, 높은 비중의 강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장갑차량의 두터운 장갑이나 강화진지의 외벽 등을 관통하기 위해 철갑탄, 탄두의 피모를 이루는 재질로 활용된다. 전차나 장갑차 주포에서 쏘는 날개 안정 분리 철갑탄(APFSDS), 벙커버스터와 같은 벙커 파괴용 관통 폭탄 등은 텅스텐 중합금으로 감싸져 있다. 또한 예로부터 경심철갑탄의 주재료였다. 그래서 제2차 세계대전 때부터 전차를 파괴하는 주 용도로 많이 쓰였다. 국군의 제식 수류탄인 K413 세열 수류탄에도 텅스텐 큐빅이 들어간다. 이란-미국 전쟁으로 인해 방위산업 곳곳에 쓰이는 방산 광물인 텅스텐 가격이 폭등했다. 금과 구리 가격 상승에 이어 텅스텐은 이들을 압도하는 급등세를 기록 중에 있다. 이는 중국의 자원 독점화 때문이다. 중국은 전 세계 텅스텐 매장량의 52%, 생산량의 약 80~83%를 차지하며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전 세계 텅스텐 생산량 점유율은 약 82%에 달할 정도다.


중국은 지난해 2025년부터 환경 보호와 광석 품질 저하 등을 명분으로 채굴 할당량을 대폭 줄이기 시작했다. 말이 환경 보호와 광석 품질 저하 등의 명분이지, 사실상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방비를 쓰는 미국 견제용이었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미국의 관세 전쟁 등을 이유로 텅스텐 수출 통제까지 시행했다. 중국의 수출 통제를 시행한 이후 중국산 텅스텐 해외 출하량이 단숨에 전년 대비 40%가량 줄었다. 서방 첨단 기업들은 저가의 중국산 텅스텐을 대신할 수입로를 찾아 나섰고, 엄청난 가격의 텅스텐을 보충하기 위해 혈안이 되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EU는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무기를 생산하기 위해 텅스텐 확보가 절실하다. 대안으로 베트남, 한국의 상동 광산을 주목하고 있지만 막대한 중국의 텅스텐 생산량을 대체하기엔 한계가 있다. 트럼프는 중국산 핵심 광물인 희토류와 텅스텐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미국은 지난 10년 동안 자국 내에서 단 한 번도 텅스텐을 상업적으로 채굴한 적이 없다. 붕괴된 미국의 제조업으로 인해 자체 생산 기반이 단기간에 복구되는 것은 쉽지 않다. 


샌드빅이나 세라티지트 같은 유럽 주요 엔지니어링 기업들은 버려진 폐기물에서 텅스텐을 모아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간신히 공급 부족분을 메우려 시도하고 있지만 한계가 뚜렷하다. 미국 등 전 세계 산업계가 스페인이나 호주 같은 우방국을 중심으로 텅스텐 채굴 규모를 늘릴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서방 국가에서 실제로 유의미한 생산 물량이 쏟아져 나오려면 최소 2년 이상 소요된다. 텅스텐 금속만 채굴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이를 제조해 유의미한 방산 산업에 도움이 되야 한다. 그러나 제조업이 붕괴된 미국과 EU가 이를 단기간에 높은 생산량을 요구하는 것인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지금 닥친 구조적 공급 부족 사태가 단기 처방으로 쉽게 해결되지 않는 상태이기도 하고, 당분간 높은 가격대가 유지될 가능성이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방산 기업들은 대규모 자금 압박을 안고 중국이 올려 놓은 비싼 텅스텐을 대량으로 구매하거나 납 등 성능이 떨어지는 저렴한 대체 소재를 급하게 연구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다. 지금 미국은 이란과 전쟁 중이고, 미사일을 비롯한 군사 무기들을 빠르게 생산하여 재고를 채워야 한다. 


당장 이란에 쓸 미사일도 부족한 판에, 방산 무기에 쓰일 원자재 또한 공급이 부족하다면 전쟁을 수행하는데 상당한 제약이 걸릴 수밖에 없다. 중국은 자국 텅스텐 뿐 아니라 해외 각 지역의 텅스텐 산지들을 확보하고 있다. 미국 또한 빨리 확보해야 하지만 이미 중국이 상당 부분 선점해 놓고 있어 쉽지 않다. 미국은 중국과의 텅스텐 확보 경쟁에서 완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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