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프레드 노스 화이트헤드가 기계론적 유물론에 대한 근본적 대안으로 유기체 철학을 내놓은 지 한세기가 지났다. 그러나 근본 물음은 여전히 남아있다. 과정철학은 데카르트와 뉴턴이래 서구 사유를 지배해온 저 불활성의, 이분화된 자연상(自然像)을 참으로 대체하는데 성공했는가?
본 논문은 그렇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양자역학과의 주목할만한 공명과 관계존재론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화이트헤드적 과정사유는 그약속을 온전히 이행하지 못했다 — 그 주된 이유는 그것이 여전히 논리주의와 은폐된 실체주의(crypto-substantialism)의 잔재를 지닌 서구적 개념 어법 안에 갇혀 있었기 때문이다.
이 미완의 혁명을 완수하기 위해, 본 논문은 “Vital Process Realism(생명 과정실재론)”이라 명명한 문화 횡단적 형이상학적 종합을 제안한다.[1]이는 세 지적 전통 — 화이트헤드의 유기체 철학, 과학철학의 존재론적 구조실재론(OSR), 그리고 동아시아 정기실재론(精氣實在論) — 을 삼각 측량하는 종합이다. 본 제안이 딛고 서 있는 살아있는 계보를 확인한 뒤, 논증은 세 악장으로 진행된다: 화이트헤드에 대한 한 세기 영어권 수용사의 비판적 추적, 그 존재론적 보완으로서 정기실재론의 도입, 그리고 이 동서 종합이 구조적 엄밀성을 해체하는 것이아니라 오히려 심화함을 입증하는 것이 그것이다.
화이트헤드 유기체철학의 백년 궤적에 관한 어떠한 논의도, 과정연구센터(CPS) — 바로 본 학술대회를 주관하는 그기관 — 의 설립자 John B. Cobb Jr. (1925-2024) 를 인정하지 않고서는 책임있게 진행될 수 없다.[2]
60년이 넘도록 Cobb은 화이트헤드 형이상학을 사변적 우주론에서 살아있는 공적담론으로 확장하는데헌신해 왔다: 과정신학에서, 생태문명에서, “지구가중요시되는” 경제학에서, 그리고 우리의 당면 관심사에 가장 결정적으로는, 중국-서구 대화의 끈기있는 경작에서.
과정-관계적 사유가 추상적 사변에서 내려와 우리 시대의 절박한 문명적 물음들 — 기후, 식량, 정치제도, 그리고 문명의 의미 — 에 응답해야 한다는 Cobb의 신념은, 본 논문과 같은 시도가 제출될 수 있는 바로그 지평을 규정한다. 아래에서 개진되는 Vital Process Realism은 이점에서 Cobb 프로젝트의 직접적 연속이며, 다만 이제 서구신학의 측면이 아니라 동아시아 정기우주론의 측면에서 수행되는 것이다.
본 주하이 모임에 제도적 기반을 제공하는 화이트헤드의 중국 수용은, 王治河(Zhihe Wang)와 樊美筠(Meijun Fan)의 평생에 걸친 노고에 그 가능성 자체를 빚지고 있다. 30년동안 — 수십권의 번역, 中國後現代發展硏究院(Institute for Postmodern Development of China)의 설립, “제2차 계몽(第二次啓蒙)” 담론의 끈기있는구축, 그리고 중국 본토대학들에 30개가 넘는 과정사상 연구센터의 육성을 통해 — 王治河와樊美筠은 Hartshorne과 Cobb이 영어로 화이트헤드를 위해 했던 일을 중국어로 해냈다.[3]
그들의 제2차 계몽은 구호가 아니라 프로그램적 재정초이다: 제1차(유럽) 계몽이 자율적·계산적 개인과불활성의 이분화된 자연을 보편화했다면, 제2차 계몽은 — 화이트헤드와 중국전통의 生生(생생, 생성적됨)에 똑같이 의지하여 — 유기적인 것, 관계적인 것, 생태적인 것을 실재자체의 구성요소로 회복한다. 王治河·樊美筠의 제2차 계몽이 화이트헤드의 중국적 응답이라면, 본 논문이 개진하는 Vital Process Realism은 의도된 상보성(相補性) 안에서 화이트헤드의 한국적 응답이다 — 그리고 양자는 동아시아 기(氣) 우주론이라는 공통기반위에 서있다.
제1악장: 영어권 수용사 — Leclerc, Lango, Code
첫째, 본 논문은 세 명의 탁월한 과정형이상학자 — Ivor Leclerc (1915-1999), John Lango, Murray Code — 의 작업을 통해 화이트헤드 철학 백년 수용사를 추적한다. 이들의 연속적 기여는 유기체철학을 체계화하고, 형식화하고, 화이트헤드 자신이 잠정적으로만 지도를 그려둔 영역들로 확장하였다.
Leclerc의 신 아리스토텔레스적 재구성은 화이트헤드의 현실적존재(actual entity)를 “힘의 능동적 중심” (energeia)으로 복권시켰다. 그는 화이트헤드적 실체를 불활성의 기체(基體)가 아니라 자기현실화의 역동적 행위자로 재해석했으며, 그의 “복합 현실태(compound actuality)” 개념은 거시적 전체가 그 자체의 환원 불가능한 존재론적 지위를 지님을 긍정함으로써 엄격한 미시적원자론의 환원주의적 난국을 해소하였다 — 그리하여 행위하는 존재(acting entity)를 과정 형이상학의 기초단위로 체계화하였다.[4]
Lango는 이 기획을 논리적 형식화를 통해 전진시켰다. 그는 관계의 논리를 동원하여 결합체 (nexus)를 현실적 계기들의 단순한 집적이 아니라 진정한 관계구조를 지닌 그 자체의 존재자로 정립하였다. 이 조치는 화이트헤드의 미시적 현실적 계기존재론과 일상경험의 거시적 사회들 사이의 설명적 간극을 잇는 다리를 놓았으며, 유명론적 해체와 관념론적 추상 양쪽에 맞설 수 있는 견고한 실재론적 존재론을 정초하였다.[5]
Code는 선행자들의 유기체 형이상학을 이론생물학의 영역으로 확장하였다. 그는 새로움 (novelty) 의 생성이 생명의 역학자체에 내재하며, 살아있는 유기체가 기계론적 환원을 벗어나는 것은 바로 그 현실성이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연속적인 창조적 행위이기 때문이라고 논증하였다 — 이 입장은 화이트헤드 유기체철학의 생기론적 추동력을 입증하는 동시에, 서구 과정담론의 지속적 한계를 노출시켰다: 기계론과 신비주의 어느쪽으로도 추락하지 않으면서 생물학적 개체화에 대한 자연주의적 설명을 제공하는 일의 어려움이 그것이다.[6]
제2악장: 정기실재론 — 네 존재론적 층위
둘째, 본 논문은 정기실재론(精氣實在論)을 화이트헤드 전통에 대한 견고한 존재론적 보완으로 도입한다 — 그것은 서구 과정사유를 바깥에서 주석하는데 그치지 않고, 과정철학이 줄곧 결여해온 우주론적 생성기반을 공급한다. 논증은 네 존재론적 층위에 걸쳐 전개된다.
제1층위는 정기(精氣) — 원초적 생성장(場)이다. 그것은 원(原)-에너지적 구조 퍼텐셜로 기능하며, 화이트헤드가 말하는 영원한 객체들의 저장고와 원초적 에너지장의 결합에 상응한다.
제2층위는 운기(運氣) — 이 장이 극성·리듬·순환적 변환을 통해 과정적으로 분화되는 것이다. 이는 화이트헤드의 합생(concrescence)과 이행(transition), 그리고 기가 취산(聚散) — 모임과흩어짐 — 을 겪는다는 신유학적 동역학(dynamics)과 엄밀한 형이상학적 등가물을 이룬다.
제3층위는 생명특이점(生命特異點)이다. 이는 자기 유지적 생체 에너지 조직이 기-구조위계들 — 전기화학적 구배, 대사흐름, 형태발생장 — 로부터 창발하는 문턱을 표시한다. 여기서 정기실재론은 전근대 신비주의가 아니라 현대 생물물리학 — Lane, England, Kauffman — 과 직접 정렬된다.
제4층위는 심신특이점(心神特異點)이다. 이는 의식의 반성적·지향적 구조를 고차(高次)의 기-패턴으로 식별한다. 그것은 내면성에 대한 비환원적·비이원론적 설명 — 물리주의적 실재론도 관념론적 틀도공급하지 못했던 설명 — 을 제공한다.[7]
두가지 개념적 조치가 논증 전체를 관통한다. 첫째, 기는 신비적 실체가 아니라 에너지-패턴-과정 삼항(triad)으로 재해석 된다 — 이는 존재론적 구조실재론과 구조적으로 공명하고, 화이트헤드와 과정적으로 연속하며, 현대 생명과학의 에너지 흐름 존재론과 생물학적으로 수렴한다. 둘째, 기기(氣機) — 생명 에너지의 자기조직 기제 — 개념은 물질적 행위성(material agency)에 대한 비의인적(非擬人的) 설명을 공급하며, 이는 Bennett의 “생동하는물질(vibrant matter)”과 현대 신유물론 담론에 직접 응답한다.[8]
제3악장: 구조적 엄밀성의 심화
셋째, 본 논문은 이 동서종합이 구조적 엄밀성을 해체하기는 커녕 오히려 심화하며, OSR 홀로는 공급할수 없는 우주론적 정초를 제공함을 입증한다. 과정철학 한 세기가 지배적 유물론 패러다임을 전환시키기에 충분했는가를 물음으로써, 그리고 결여된 자원이 정기 전통의 살아있는 생명성에 있다고 답함으로써, 본 논문은 생태위기와 문명사적 결산의 시대에 강단철학과 더 넓은 공적 담론 양쪽에 설득력있게 말을 건넬 수 있는 Vital Process Realism을 개진한다.
본 논문이 제안하는 Vital Process Realism은 사변적 발명에서 유래하는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 전통이 거의 천 년 동안 경작해 온 연속적인 철학적 계보 안에 서있다. 특히 두 사상가가 중국 기철학의 교의적 척추를 이루며, 모든 현대 정기실재론의 직접적인 형이상학적 선조로 인정되어야 한다: 장재(張載, 1020–1077)와 왕부지(王夫之, 1619–1692)가 그들이다. 여섯 세기를 사이에 두고 이 두사람은 현대의 과정적-에너지적 기존재론이 안전하게 정초될 수있는 두 결정적 명제를 정식화한다 — 장재는 기와 태허(太虛) 자체의 우주론적 동일성을 확립하고, 왕부지는 이 통찰을 영속적 자기갱신의 철저한 비실체주의 존재론으로 급진화한다.
장재의 『정몽(正蒙)』은 태허가 곧 기라는(太虛卽氣) 기초명제를 확립한다: 허공으로 보이는 것은 실은 기의 가장 희박한 응축이며, 구체적 사물로 보이는 것은 그것의 일시적 응집이다. 우주는 그리하여 모임과 흩어짐(聚散)의 단일한 역동적 연속체이다 — 이는 정확히 화이트헤드의 “합생과 이행”이 칠백년 뒤 다른 어법으로 회복하는 존재론적 리듬이니, 화이트헤드가 획득된 현실태 (attained actuality)로부터 획득중의 현실태(actuality in attainment)로의 이행이라 기술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음양대대(對待)의 양극성이기 때문이다. 장재는 이로써 앞서 도입된 정기(精氣) → 운기(運氣) 이행의 원초적 우주론적 문법을 공급한다.[9]
왕부지는 『장자 정몽주(張子正蒙注)』와 『독통감론(讀通鑑論)』에서, 기를 더 근본적인 무(無)나 리(理)로부터 파생된 것으로 취급하는 불교-도가적 잔재 경향에 맞서 이 통찰을 급진화하였다. 리는 기안에 있으며(理在氣中), 우주는 기의 그치지 않는 일신(氣日新而不已)이라는 그의 교의는, 오늘날 우리가 비실체주의적·과정적·에너지-패턴존재론이라 부를 것의 가장 강력한 전근대적 정식이다. 왕부지는 이 의미에서본 논문이 에너지-패턴-과정 삼항으로 형식화하는 것의 17세기 선구자로 볼 수 있다.
두 중국 대가가 동아시아 기철학의 이론적 줄기를 제공한다면, 한국의 주기(主氣) 전통은 본 종합이 얹혀 있는 긴 가지를 공급한다. 한국의 계보는 중국사상의 주변부적 메아리로 치부될 수 없으니, 그것은 중국전통 자신이 끝까지 추구하지 않은 노선을 따라 핵심 기-명제의 4세기에 걸친 지속적 심화를 수행하기 때문이다. 네 인물이 단절없는 계승 속에서 이 계보를 규정한다.
종합하면, 이 네 한국 대가는 중국 기-전통을 단순히 반복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 안에서 4세기에 걸친 특정하고 환원불가능한 심화를 수행한다. 화담 서경덕(花潭, 1489-1546)은 태허자체를 “담일청허지기 (湛一淸虛之氣)”로 재정식화함으로써 태허지기(太虛之氣)의 한국적 수용을 정초하며, 그로써 기 이전의 또는 기 아래의 무엇을 상정하는 일체의 존재론을 처음부터 거부한다. 율곡 이이(栗谷, 1536-1584)는 기발이승일도(氣發理乘一途)와 이통기국(理通氣局)의 교의에서 보편적 패턴과 개별적 에너지의 동시적 실재성에 대한 가장 정밀한 전근대적 정식화를 공급한다 — Vital Process Realism이 이제 에너지-패턴-과정 삼항으로 재진술하는 바로 그 명제이다.
녹문 임성주(鹿門, 1711-1788)는 성(性) 자체가 기의 한 양태라는(性卽氣) 급진적 주장으로 전통을 그 형이상학적 정점으로 끌어 올리며, 그로써 심신특이점이 별도의 형이상학적 영역이 아니라 고차의 기-패턴이라는 본 논문의 명제를 선취한다. 그리고 혜강 최한기(惠岡, 1803-1879)는 19세기 동아시아 사상가 가운데 유일무이하게 기존재론과 근대 서구 자연과학의 최초의 명시적 종합을 수행하여, 유럽 천문학·역학과의 직접 대화속에서 기륜(氣輪) 우주론과 신기통(神氣通) 정신이론을 정식화하였다 — 그로써 본 논문이 개진하는 현대 에너지-흐름 생물물리학(Lane, England, Kauffman)과의 수렴지점을 이미 선구적으로 제시하고 있었던 셈이다.
여기서 개진되는 Vital Process Realism은 따라서 저자의 개인적 발명이 아니라, 중국의 장재-왕부지 축과의 대화 속에서 화이트헤드와의 21세기적종합이 가능해지는 개념적 지반을 마련해 온 4세기에 걸친 한국 主氣계보의 현대적 상속이다.
그러므로 분명히 천명하자. 본 논문은 동아시아 형이상학적 종합의 완성이 아니라 그 전초작업이다. 그 목표는 동아시아 기철학의 진정한 현대적 재해석 — 화이트헤드 과정형이상학에, 존재론적 구조실재론(Ontic Structural Realism)에, 신 유물론(New Materialism)에, 그리고 현대 생명과학의 에너지-흐름 존재론에 동시에 말을 건넬 수있는 재해석 — 이 이제 본격적으로 착수될 수있는 개념적 지형을 획정하는 것이었다.
두 갈래의 특정한 탐구가 이미 진행 중이며 본 텍스트의 직접적 속편으로 출간될 것이다.
첫째는 음양의 상관적 대대(對待) 논리가, 입증 가능한 텍스트적 사실로서, Richard Rorty (1931-2007)의 초기 화이트헤드 논문「Matter and Event」(1963) 안에서 이미 작동하고 있음을 — 비록 Rorty 자신은 끝내 그것을 그런것으로 인식하지 못했지만 — 입증할 것이다. 둘째는 John W. Lango의 화이트헤드적 결합체(nexus)의 분석-논리적 형식화가, 정밀히 검토하면, 동아시아 사상이 오래도록 오행(五行)으로 성문화해온 바로 그 5중 관계구조를 산출함을 보일 것이다. 이 두 입증이 합쳐지면, 화이트헤드에 대한 가장 분석적으로 엄밀한 영어권 수용이, 스스로 인정하지 않은 채, 동아시아 기우주론의 음양오행논리에 이미 당도해 있었음이 확립될 것이다.
그러나 이 어떠한 후속작업도 — Rorty 단행본도 Lango 단행본도, 장재·왕부지에 대한 더 깊은 천착도, 화담에서 율곡과 녹문을 거쳐 혜강에 이르는 한국주기(主氣) 계보의 체계적 전개도 — 연구 프로그램 전체가 시작되는 형이상학적 결단과 분리되어서는 이해될 수 없다. 이 모든 탐구는 단 하나의 출발점을 갖는다. 곧 기철학의 형이상학으로서의 정기실재론 선언(精氣實在論宣言) 이다: 실재는 그 근저에서 정기(精氣)가 자기조직화하는 에너지-패턴-과정이며, 어떠한 적합한 21세기 우주론도 이것을 제1원리로 삼지않을 수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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王治河·樊美筠. 『第二次啓蒙』. 北京: 北京大学出版社, 2011.
[1]여기서 “Vital”은 현대 생물물리학(Lane, England, Kauffman)이 기술하고 아래에서 생명특이점 층위로 형식화되는, 살아있는 실재의 자기조직적 생체에너지 역학을 가리킨다. 이는 19세기 생기론(Driesch의 entelechy)이나 베르그송 형이상학의 élan vital과 혼동되어서는 안 되며, 본 논문은 그 어느 쪽도 원용하지 않는다.
[2]John B. Cobb Jr., Process Theology as Political Theology (Manchester: Manchester University Press, 1982); David Ray Griffin, John B. Cobb Jr., Marcus P. Ford, et al., Founders of Constructive Postmodern Philosophy (Albany: SUNY Press, 1993).
[3]Zhihe Wang, Process and Pluralism: Chinese Thought on the Harmony of Diversity (Frankfurt: Ontos Verlag, 2012); Zhihe Wang & Meijun Fan, “The Second Enlightenment: A Constructive Postmodernist Approach,” Foundations of Science 17 (2012); 王治河·樊美筠, 『第二次啓蒙』(北京: 北京大学出版社, 2011).
[4]Ivor Leclerc, The Philosophy of Nature (Washington, D.C.: Catholic University of America Press, 1986); The Nature of Physical Existence (London: Allen & Unwin, 1972). Leclerc는 구성 존재자들이 상호적으로 작용할 때 통일된 전체로 기능하는 복합체를 형성한다고 논증하며 이를 “복합 현실태(compound actuality)”라 명명한다 — 화이트헤드의 엄격한 미시적 원자론에 잠재한 환원주의적 경향에 대한 교정이다. 또한 Paul A. Bogaard and Gordon Treash, eds., Metaphysics as Foundation: Essays in Honor of Ivor Leclerc (Albany: SUNY Press, 1992) 참조.
[5]John W. Lango, Whitehead’s Ontology (Albany: SUNY Press, 1972), 특히 “The Theory of Nexus” 장. Lango는 사건을 “현실적 계기들의 결합체(a nexus of actual occasions)”로 해석하고, 결합체가 그 구성 요소인 현실적 존재들과 구별되는 존재자라는 실재론 명제(Realist Thesis)를 옹호함으로써, 물질적 물체에서 살아있는 유기체에 이르는 사회들의 형식적 존재론적 골격을 제공한다.
[6]Murray Code, Order & Organism: Steps to a Whiteheadian Philosophy of Mathematics and the Natural Sciences (Albany: SUNY Press, 1985); Process, Reality, and the Power of Symbols: Thinking with A.N. Whitehead (Basingstoke: Palgrave Macmillan, 2007). Code는 살아있는 유기체를 “DNA 복제 기계에 불과한 것”으로 설명하는 일은 사실상 생명을 해명 하는 것이 아니라 해소해 버리는 것이며, 진정한 이론생물학은 새로운 정보의 내재적 생성을 유기적 과정 자체의 구성 요소로 인정해야 한다고 논증한다.
[7]Simon C. Kim, “Jeong-Qi Realism: Why It Is Not a Fringe Theory but a New Alternative Paradigm” (미간행 원고, 한얼연구소, 2025–2026). 정기 → 운기 → 생명특이점 → 심신특이점의 4층 존재론 구조는 저자의 Vital Process Realism의 체계적 골격을 이룬다.
[8]“정기실재론은 경험적으로 검증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물리주의·OSR·과정 존재론과 메타이론적으로 동등하다”는 주장은 모든 비실험적 존재 이론에 적용되는 동일한 인식적 기준에서 따라 나온다. 신유물론적 맥락에 관해서는 Jane Bennett, Vibrant Matter: A Political Ecology of Things (Durham: Duke University Press, 2010) 참조.
[9]Alfred North Whitehead, Process and Reality, corrected ed., ed. David Ray Griffin and Donald W. Sherburne (New York: Free Press, 1978), 210: 과정의 두 종(種) — 미시적 합생(concrescence)과 거시적 이행(transition). 후자는 “획득된 현실태로부터 획득 중의 현실태로(from attained actuality to actuality in attainment)”의 이행으로 정의된다. 국역: 오영환 옮김, 『과정과 실재』(민음사).
석달 전 부터 준비해 오던 Zhuhai 화이트헤드 국제학술대회가 코 앞에 다가왔다. 거의 열 차례 넘게 논문을 수정 편집해 오면서 왜 이런 고생을 사서하는지 회의감도 들었다. 하지만 1986년 '율곡 성리학의 정합적 체계'라는 논문을 발표한지 40년 만에 이만큼의 학문적 진전이 있었다는 데 대한 자긍심도 들었다. 2027년은 관련 논문 대여섯 편을 정리하여 기철학 공부 40년을 결산하는 <운기와 정기: 동의학의 철학적 기초>라는 책을 기필코 출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