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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겔의 『덕성과 세도의 변증법』으로 읽는 사랑 장래 그리고 공동체의 진실
  • 朴京範 소설가/철학수필가
  • 등록 2026-10-25 12:55:17
  • 수정 2026-10-28 11:47:32


삽화 : 제미니Gemini, 덕성과 세도의 충돌, 그리고 인간 본연의 순수한 가치

고결한 순수함을 품은 인물이 타산과 계산으로 뒤엉킨 혼탁한 세속의 길(世道) 앞에 당당히 서서 진리의 빛을 밝히는 모습을 통해, 헤겔적 변증법의 깊은 여운을 視覺的으로 느끼게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0Vxt00uZxjc 정신현상학 381章 해설

헤겔의 『德性과 世道의 辨證法』으로 읽는 사랑 將來 그리고 共同體의 眞實

개인이 순수한 도덕적 의지 즉 德性을 품고 세상에 나가면 世道(Weltlauf)라는 모질고 이기적인 현실 風潮와 마주하게 된다. 헤겔은 『정신현상학』(381章)에서 개인의 덕성이 世人 저마다의 利害打算으로 움직이는 현실세계 즉 世界行程과 교차하고 충돌하는 辨證法的 旅程을 그려낸다.

개인은 덕성이 높을 數도 있고 그렇지 않을 數도 있다. 다만 우리가 注目하는 주인공으로서의 개인은 높은 理想을 지닌 순수한 청년으로 設定된다. 젊고 순수한 영혼은 세상의 계산법이 없는 채 세상에서 순수한 목표를 추구한다. 그러다 부딪치는 世道의 主導者는 그 사회에서 오래도록 현실의 풍파를 겪은 기성세대이다. 그들은 순수한 청년에게 "네 마음은 理解하지만 현실과 장래를 생각하라"며 打算의 논리를 强勸한다. 이렇게 자본주의적 생존경쟁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장래'란 單詞는 인간의 행동규범에서 거의 절대적인 位相을 가지며 때로 순수한 인간적 가치를 누르는 거대한 권력이 된다. 世道은 利己的 實利와 효율성을 普遍의 法인 마냥 治粧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관념은 철학 그 以前에 사회생활을 하는 모든 伊에게 보편적인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출발한 ‘덕성과 세도의 변증법’은 ‘높은 理想을 가진 운동가’에 의해 ‘世道가 변화하는’ 그런 理想社會의 실현을 우리에게 제시한다.

그런데 필자는 이미 오래전에 그러한 提示를 받고 共感한 바가 있다. 오래 전(1990年代) 라디오를 통해 접했던 북한 소설 《아침해》의 한 장면은 자본주의적 통념에 익숙한 思考의 뒤통수를 강하게 내려친다.

소설에서 불구자로서의 노경숙은 힘겹게 길을 올라 작업장에서 사촌동생 노동민을 만난다. 출세 길에 지장이 생길까 두려워 無辜한 연인을 저버린 사촌동생 노동민에게 그녀는 "사랑보다 네 장래가 중요하단 말이냐?"며 다그친다. 

극적인 장면은 이어진다. 日帝와 未帝에 맞서 평생을 투쟁해 온 투사인 아버지 노장곤은, 조카 노동민이 사랑을 배신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평생 겪어보지 못한 뼈저린 분노에 부르르 떨다 쓰러지고 만다. 혁명과 투쟁의 전사에게 가장 참을 수 없는 惡德은 理念의 背信이 아니라, 바로 인간의 가장 순수한 본성인 '사랑'을 저버림이었다.

 

德性과 世道의 辨證法的 高揚

 

헤겔 철학의 눈으로 이 장면을 들여다보면 단순한 체제 선전을 넘어선 德性과 世道의 辨證法을 보여준다. 소설에서의 情況은 변증법 과정의 成就 단계이다. 世道를 構成하는 기성세대의 가치관이 ‘기초단계’의 그것에서 뒤바뀐 것이다.

자본주의적 世道의 기성세대는 젊은이에게 사랑보다 將來와 實利를 챙기라고 타이른다. 이는 利己的 個別性을 普遍價値인 樣 하는 世道이다. 그러나 여기서 기성세대가 引導하는 世道는 참된 인륜적 공동체의 요구이다. 소설 속 노장곤 노인과 노경숙 큰누이가 노동민에게 요구하는 것은 단순한 개인의 출세가 아니라 공동체가 품어야 할 고결한 도덕적 의무와 순수한 인간적 信義이다. 지향하는 바는 타산적 생존경쟁을 넘어선 인간 本然의 純粹함의 회복에 맞닿아 있다.

헤겔이 說破하듯 개인의 순수한 덕성과 혼탁한 세상의 世道는 서로 부딪히고 갈등하며 지양해 나아간다. 개인이 자기 안의 이기적 욕망을 꺾고 보편적인 眞善을 향해 나아갈 때 세상의 질서 역시 비로소 타산의 구렁텅이를 벗어나 참된 인륜의 높이로 高揚될 手 있다. 구체적으로는 더 높은 등급의 사회체제로의 사회개혁을 말한다. 그렇게 되면 이제 오히려 德性이 부족한 사회 初入者들에게도 眞善을 따르는 ‘革新된 世道’를 따르도록 기성세대의 權威로 요구가 가능해 지는 것이다. 

해당 내용은 1998년 6~11월에 월간 〈한국논단〉에 分載한 장편소설 〈잃어버린 세대〉(2000년 초판출간 2026년 소설집 〈공주와 은하천사에 수록〉)에 인용되었다. 〈잃어버린 세대〉는 특히 2004년 국내최초 천만관객을 동원한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와 類似한 스토리라인을 갖는다.

 

『저는 밤에 혼자 있기 적적할 때마다 가끔 북한의 방송을 듣고 했어요. 온통 체제 찬양일색인 북한가요들을 듣다가도 가끔가다 그들이 쓰는 말투가 재밌기도 해서 거의 매일같이 밤 열 시가 넘으면 그들의 방송에 주파수를 맞춰놓곤 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예나 다름없이 어두운 방안에 홀로 누워 잠을 청하면서 이북의 방송을 듣는데 라디오소설 형식의 방송극이 들려나왔어요. 강한 이북 억양의, 공훈배우라는 여자 낭독자가 소설을 읽으면서, 때로는 주인공의 말소리를 감정 섞여 연기하는 것이 퍽 인상적이었는데. 저번 날에도 몇 번 흘려듣기는 했지만 그날은 심상찮은 이야기가 흘러나와 나의 신경을 곧세우게 하였지요. 그 얘기는 대강 다음과 같아요.』 

 

노경숙은 義足한 다리를 끌며 가파른 채석장 길을 올라간다. 힘겹게 땀흘리며 곧 지쳐 쓰러질듯 하면서도 그녀는 자신이 해야할 어떤 의무감에 사로잡혀있다. 그녀에게는 어릴 때부터 친동생처럼 지내왔으며 지금은 건설현장의 技師인 사촌동생 노동민을 만나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물론 지홍실과의 이전에 맺었던 친분과 그녀에 대한 마음의 빚을 갚아야한다는 생각도 더해진 것이었겠지만 동생 노동민의 그릇된 마음가짐을 고쳐주어야 하겠다는 일념이 그녀로 하여금 이곳까지 찾아오게 한 것이었다. 노동민은 지홍실과 장래를 약속하며 교제해 왔으나 지홍실의 부친의 신상이 곤란한 입장에 서자 자신의 출세 길에 지장을 줄 것이 두려워 지홍실을 멀리하는 것이었다.

노경숙은 이윽고 노동민을 만나 그에게 순수한 사랑의 마음을 되찾을 것을 간곡히 호소했다. 몇 번의 호소반 질책반의 음성이 공훈배우의 애절한 음성으로 인상깊게 흘러나왔다. 그러던 중 귀를 번쩍 뜨이게 했던 그녀의 소리는 

『사랑보다 네 장래가 중요하단 말이냐?』는 것이었다.

노동민의 아버지는 6.25때 전사했고 노경숙은 그때 부상당했다. 노경숙의 아버지 노장곤은 항일독립투사로 노동민을 아들처럼 키워왔다. 노경숙은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사촌동생 노동민을 어릴 때부터 돌봐주며 키워온, 노동민에게는 어머니격의 권위를 지닌 위치인 것이었다.

 

『사랑보다 네 장래가 중요하냐는 물음이 상당이 중요한 것 같은데.』

『그렇지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세대간에 애정문제에 관한 갈등이 있다면 주로 어떤 형태일까요? 젊은이는 현실을 도외시한 순수한 사랑을 이루려고 할 것이며 나이 많은 어른세대는 '네 마음도 이해하지만 집안과 네 장래를 생각해야 하지 않느냐? 잊어버리고 다시 마음을 잡아라.'의 식일 것이겠지요. 그런데 여기서, 집안의 어른의 입장에서, 또한 웃사람의 권위로서 아랫사람에게 하는 이야기가 「사랑보다 네 장래가 중요하단 말이냐?」라는 것은 중요하지요. 反問을 한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는 것에 대한 질책이라고 볼 수 있는데 자본주의 사회에서 「장래」란 말은 왠지 두려움을 수반할 정도로 신성시되는 말이 아니겠어요? 그것을 얻기 위해서는 남과의 경쟁에서 싸워 이겨야할 필요가 있는 것이고요. 그러나 여기서는 사랑이야말로 최고의 신성한 가치를 지닌 것인데 장래라는 평범한 개념에 어찌 비할 바가 되느냐고 되묻는 것이었어요. 사회규범의 주된 흐름을 타고있는 기성세대가 어른으로서 젊은이에게 하는 말이 바로 이것인데 자본주의사회의 인식을 가진 작가가 아무리 독창적이라 한들 이러한 대사를 쓸 수 있었을까요? 도저히 불가능할 것이에요, 아마.』

 

그의 이야기는 다시 이어졌다.

 

노경숙은 노동민을 데리고 평양의 집으로 돌아왔다. 아버지 노장곤은 조카 노동민을 반갑게 맞이하였다. 고아가 된 조카를 아들처럼 키워, 이제 훌륭한 기술자로 성장한 모습이 대견할 수밖에. 

『수령님께서 이번에 우리 집안에 혁명가족 칭호를 내리셨다는데... 항일 반미 제국주의 투쟁에 대를 이어 공이 크다고 하시는데... 그렇게 크게 한 것도 없는데 이렇게 큰 은덕을 내려주시니 감사할 뿐이지... 아참 네 이즈음 여자를 사귄다고 들었다. 대학도 졸업했다지. 글쎄 어떤 아이냐?』 

노경숙은 아버지의 조카에 대한 물음에 대신 대답해 주었다. 듣고 나서 노장곤은 더욱 반가와 했다. 지홍실의 아버지와 노장곤은 이미 친분이 있는 사이였던 것이다. 

『그래 바로 그이의 딸이라고? 어서 만나 보자꾸나 이제 너도 좋은 색시를 맞아들여야지.』 

노동민은 힘없이 고개를 숙이고만 있었다. 어색하고 난처한 분위기가 계속되자 노경숙은 노동민의 큰아버지 노장곤에게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다. 지금은 사정이 달라진 상태라고...

순간 노장곤은 이마에는 경련이 일어나더니 주먹을 불끈 쥐고 평생 느껴보지 못한 크나큰 분노에 부르르 떨며 일어나 

『네 이놈』

하면서 내리치려는 순간, 호흡이 멎는가 싶더니 뒤로 넘어져 쓰러지는 것이었다. 쓰러져 정신이 혼미한 와중에도 중얼거리기를 

『내 죽지 말아야지, 저놈 사람 만들기 전엔 죽지 말아야지...』

하는 것이었다.

평생을 日帝國主義와 米帝國主義에 대한 투쟁의 戰士로서 바쳐온 노인은 그 인생 중에 얼마나 피가 끓는 분노를 겪어왔을까 능히 짐작할 수 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있어서 일생 느껴본 가장 큰 분노는 사랑을 배신한 '자식'에 대한 분노였던 것이다.

 

『그 뒤 계속 듣고 싶었지만 못했지요. 점차 방해전파가 늘어나기도 했지만 연속극도 자꾸만 수령님 찬양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해서 계속 들을만한 의미를 갖지는 못했죠. 그런데 그 후 취제중에 어떤 지하학생운동단체가 그 소설을 등사해서 나누어 읽고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래서 저도 학교 후배를 통해 줄이 닿는 대로 그것을 책으로 묶은 것을 찾았죠. 그런데 귀중한 것을 얻었다 싶어 탐독하려한 저는 크게 실망할 수 밖에 없었어요. 바로 그 소설의 하일라이트인 「사랑보다 네 장래가 중요하단 말이냐?」의 대사가 아무리 찾아봐도 없는 것이었어요. 그들이 방송에 나갔던 사실을 모를 리 없을 텐데... 편집과정에서 빠진 것인가... 다른 건 빼더라도 이건 뺄 수 없는 것인데... 하며 허탈해 했지요. 운동권의 독서 지침을 겸하여 첨부한 해설은 사회주의 체제의 所謂(소위) '활기차고 건강함'을 口號 그대로 설명할 뿐이었지요. 그들은 우리가 사회주의 체제에서 진정 주목해야할 것을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요. 경쟁사회의 요구에 의해 억압되지 않은 인간본연의 순수함과 순진함이죠. 그 시기가 문제일 뿐 통일을 앞둔 우리나라는 일방적인 체제의 흡수는 어려울 것같아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융화가 필연적으로 요구되는 우리로서는, 그들과 같이 북을 맹종하는 부류가 아닌 우리 진지한 사람들은, 통일 후 불가피하게 사회주의 체제의 관습요소를 받아들이는 일이 있더라도 진정 사회주의 체제에서 他山之石으로 얻을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누가 들으면 북한이 좋다고 하는 것 같겠지만 사실 제가 말하는 사회주의는 어떤 특정 국가라기보다는 자본주의 사회의 생존경쟁의 요소가 가미되지 않은 추상의 사회를 생각하는 것이지요. 물론 저의 말에서는 북한을 배경으로 한 얘기이지만. 그러니까... 그와 같은 사회의 생성배경인 神格化된 절대권력의 본질은 觀點의 대상이 아니지요.』

 

소설 ‘잃어버린세대’ 와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공통점

 

- 정식징집대상이 아닌 주인공들이 종로에서 전쟁을 맞는다.

영화에서의 진태는 이미 20대 후반쯤으로 보이고 진석은 학생이라서 두 형제 모두 정식 입대연령은 아니다. 그러나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예기치 않은 참전을 하게 된다.

잃어버린세대에서도 주인공인 고등학생 기영이 국민방위군에 입대하여 훈련에 참가하고 거기서 이미 징집연령을 넘긴 ‘인호형’을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즉 두 작품 모두 학생과 20대 후반의 두 군인이 등장한다.

- 아내(배우자)에 치우치지 않은 가족사랑을 강조한다.

잃어버린세대의 후반부에서는 주인공이 많은 이념과 사랑문제의 갈등을 경험하고 결국 모든 사람에 대한 사랑이 궁극적 지향점임을 깨닫는다. 영화의 단골메뉴인 남녀사랑에 앞서 형제애를 강조한 것은 같은 맥락이다.

- 아군이 포위되어 장교들은 계급장을 떼며 전전긍긍한다.

이것은 보편적인 전쟁기록에 있는 것이지만 공통된다.

- 곤경에 빠진 아군을 구하기 위해 언덕위의 적의 기관총 사수에게 접근하여 수류탄을 터뜨린다.

전형적이면서도 극적인 ‘전쟁영웅’의 모습인 것이다.

- 주인공은 군대와 함께 전진한다.

북으로 전진하는 것이 일치한다.

- 팽팽한 긴장의 백병전이 있다.

잃어버린세대에는 백병전에 대한 묘사가 강조되어있다.

- 야전병원이 나온다.

주인공은 야전병원에 입원한 후 다시 참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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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講論] https://www.youtube.com/watch?v=HcPyxa8bhY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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