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빛들 사이에서 따스한 빛을 향하여》
조율여백
세상의 시류에 흔들리며
이리저리 떠밀리다가도
겨우 정신을 다잡고 나면
어느새 어두운 밤이 찾아와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밝은 낮보다 어두워진 밤에
저와 세상의 모습이
오히려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곤 합니다.
어느 때는 화려한 불빛들 사이에
갇혀 있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도로 위에서 멈춰 서서
위험을 알리는 자동차의 차가운 전조등,
수많은 욕망과 소유의 가치에
화려한 가격표를 매달아 놓은
수십억 원짜리 아파트의 불빛,
널리 이로운 의미보다
성장과 소유의 규모를 앞세우는
기업들의 눈부신 불빛들까지.
밝고 화려하지만
어딘가 차갑고 공허하며
때로는 그 화려함이 더욱 낯설고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빛이 많다고 해서
모든 것이 밝아지는 것은 아니며,
눈부시다고 해서
반드시 따스한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어둠이 짙어지고
세상의 화려한 표면이 조금씩 가려질수록
그동안 무심히 지나쳤던 것들이
의식 속에서 더욱 선명해지기도 합니다.
인류가 오랜 시간 감내하며 남겨 온
희박하지만 귀한 노력의 흔적들,
대가를 바라지 않고
생명을 품어 주는 자연의 넉넉한 배려,
그리고 서로의 존재를 지키고자
자신의 몫을 기꺼이 내어주었던
이름 없는 존재들의 순수한 의지까지.
저는 그 빛들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인류가 남긴 따스한 빛을 향해
기억하고 감사하며,
자연이 내어준 따스한 빛을 향해
교감하고 감사하며,
존재마다 희박하게나마 내재된
따스한 의미의 빛을 향해
공명하고 감사하고 싶습니다.
어쩌면 세상을 바꾸는 일은
더욱 강하고 화려한 빛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 곁에 존재하고 있었지만
오랫동안 외면하고 등한시했던
그 작은 빛들을 다시 발견하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여전히 미완의 존재이며
세상의 모든 부정함을 없앨 수도 없습니다.
다만 차가운 빛에 익숙해져
따스한 빛을 잊어버리는 존재가 되지는 않으려 합니다.
화려함에 현혹되기보다 본질을 살피고,
소유의 크기보다 존재의 의미를 헤아리며,
쉽게 보상받지 못하는 선의와 감내의 흔적에도
기꺼이 감사할 수 있는 방향을 향하고자 합니다.
세상이 어두워지더라도
따스한 빛을 잃어버리지는 않기를.
그리고 그 빛이 희박하다는 이유로
그 가치를 포기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늘 곁에 있었지만 미처 바라보지 못했던
그 따스한 빛들을
오늘도 조용히 가슴에 품어 봅니다.

●위 이미지는 인공지능을 통해 생성되었습니다.